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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헌재법 개정에 ‘꼼수’ 의혹..문형배 '임기 연장법'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을 경우, 기존 재판관의 임기를 6개월 자동 연장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정치권 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오는 4월 18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연장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계속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것임을 인정한 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특히 문형배 재판관(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 주장에 치우친다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민주당이 해당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 성향의 재판관 임기를 연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지나도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는 경우, 기존 재판관이 최대 6개월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을 지난 14일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복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10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현행법상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6년이며, 정년은 70세로 규정되어 있다. 복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 "재판관 임기가 만료되었음에도 후임자 임명이 지연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마비되고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단지 헌법재판소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여당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해당 법안이 특정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려는 '맞춤형 입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기흥 국민의힘 대변인은 "문형배 권한대행 체제의 생명 연장을 위한 위헌적 법안"이라며 "한 사람을 위한 위인설법(爲人設法)으로, 민주당이 문형배 재판관과 같은 편임을 자인한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윤 대통령 탄핵심판뿐만 아니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위헌 여부 심판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특정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려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짙다는 주장이다.
법조계에서도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논란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 측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는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 남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대통령 탄핵소추 사건이 넘어오자 우선순위 구분 없이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재판관들의 임기가 촉박하다는 이유로 위헌적·위법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문형배 대행이 마치 완장을 찬 듯한 태도로 탄핵심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법조계와 학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거대 야당이 장악한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여당과 법조계의 반발이 거센 만큼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 논란이 정국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