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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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300만 명 목숨 앗아간 항생제 내성

 전 세계 어린이들 중 항생제 내성 세균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이들이 매년 최소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오남용하거나 과다 사용한 결과,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저항력을 얻어 생존하고 증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항생제 오남용이 내성 세균의 확산을 부추기고, 이는 더욱 심각한 보건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지프 하웰 미국 브라운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질환 학회(ESCMID)’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항생제 내성 세균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항생제 내성 세균에 의한 감염은 특히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큰 문제로, 이들 지역에서 각각 75만 2천명, 65만 9천명이 내성 세균으로 사망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지역에서 주의와 보류 범주에 속하는 항생제 사용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 내성 세균 감염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와 보류 항생제는 내성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특성을 가진 약물로, 내성 문제가 심각한 병원체에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이 항생제들의 사용이 각각 160%와 126% 증가했다. 또한, 보류 항생제의 사용은 두 지역에서 각각 45%와 125%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증가가 항생제 내성 세균의 확산을 가속화시켰으며, 그 결과로 많은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항생제 내성 세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주의 및 보류 항생제 사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팀은 이들 항생제의 남용이 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들 약물이 내성을 가진 세균에 의해 무력화되면,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은 항생제 오남용 외에도 병원 과밀, 열악한 위생 상태, 미약한 감염 예방 조치, 진단 도구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연구팀은 어린이를 위한 글로벌 지침과 보다 효과적인 통제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항생제 사용량이 3위로 높았으며, 75개 병원의 항생제 처방 중 약 26.1%가 부적절하게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에서 최후의 보루로 사용되는 강력한 항생제인 ‘카바페넴계 항생제’와 관련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203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663명으로 사망자가 3배 이상 늘었다. 정부는 2016년부터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와 요양병원에서의 항생제 사용 증가 등으로 사망자는 여전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항생제 내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병원에서의 항생제 사용뿐만 아니라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에서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감시와 관리도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심각한 공공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협력과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세종대왕님도 흐뭇해할 '한글놀이터', 드디어 세종시에 상륙

종시문화관광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세종문화예술회관에 '한글놀이터 세종관'을 새롭게 조성하고, 1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세종관 개관은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시에 첫 지역 거점이 마련되면서, 아이들이 도시의 정체성과 한글의 가치를 함께 배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한글놀이터'는 '한글 공부'라는 딱딱한 학습의 개념을 완전히 뒤집는 신개념 체험 공간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한글을 외우고 쓰는 대신, 온몸으로 부딪히고 뛰어놀며 한글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세종관은 이러한 기본 취지에 세종시의 지역적 특색을 녹여 한층 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들은 한글 자모음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기역통통', '니은통통' 등 7종의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말랑통통 마을'의 비밀 열쇠를 찾아 나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닮은 구조물을 오르내리고, 소리의 원리를 이용한 놀이를 즐기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확장성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된다.이번 세종관의 성공적인 개관은 중앙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의 성공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이 수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핵심 콘텐츠를 제공하고, 세종시와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 조성과 운영을 맡아 시너지를 창출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글놀이터를 지역 주민들도 향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세종관을 시작으로 한글 교육 문화의 전국적인 확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세종관 개관을 발판 삼아 내년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 지역 거점별로 한글놀이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전국의 더 많은 어린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한글 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3년간 상설 운영될 '한글놀이터 세종관'이 세종시를 넘어 충청권의 대표적인 어린이 문화 명소로 자리 잡고, 미래 세대에게 우리 글 한글의 소중함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는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